활동소식
모든 수업이 의미가 있지만,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의 마지막 수업은 더욱 특별한 순간으로 가득하다. 지난 수업에서 어르신들이 보여주신 악기 연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잊지 못해, 이번에도 악기를 가지고 복지관을 찾았다. 악기를 준비하면서, 어르신들의 웃음 가득한 얼굴을 다시 한번 볼 수 있기를 기대했다.
어르신들은 언제나 그렇듯 일찍 도착해 기다리고 계셨고, 즐거운 인사와 함께 수업이 시작되었다. 오늘 준비한 악기는 핸드벨이다. '도레미파솔라시도'의 각 음에 맞는 소리를 내며 어릴 적 불렀던 동요들을 연주했다. 긴장과 설렘속에서도 어르신들은 하나가 되어 연주했고, 박자를 놓치거나 순서를 잊어버려도 괜찮았다. 인생에 예행 연습은 없지만, 우리의 연주는 연습이 가능하기에 긴장감 속에서 틀린 음정이 이 순간만큼은 사랑스럽기만 했다.
연주가 끝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사별을 경험한 혼자된 어르신이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르신들에게 천사 점토를 나눠드리며, 혼자된 어르신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작품을 만들게 했다.
어르신들의 창작성은 놀랍다. 사랑을 전하는 하트, 미소를 전하고 싶은 마음, 따뜻한 호빵과 정성을 담아 만든 금가락지, 편안한 마음을 담은 원형의 의미, 그리고 슬픔과 기쁨의 연속의 의미를 담은 숫자 8까지. 작품마다 따뜻함과 철학적인 깊이를 담고 있었다.
이날의 수업은 단순한 악기 연주나 창작 활동을 넘어서, 삶과 사랑, 희망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어르신들의 만든 작품의 의미를 되새기며, 앞으로 살아가길 약속하며 수업을 마치고 나오려는데, 한 어르신께서 그동안 고마웠다며 감사의 글을 담은 편지를 주셨다.
웰다잉 수업을 통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삶을 뒤돌아볼 수 있었다는 어르신의 말씀은 이 수업이 얼마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다른 분께 대필하여 적었노라는 어르신의 말씀에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참여한 어르신들께 인사를 나눈 후, 이 수업을 준비한 사회복지사와 함께 감동하여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우리의 오늘은 서로의 마음을 감동하게 한 작은 기적을 낳은 하루였고, 웰다잉 수업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주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