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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사연 27 - 품위 있는 죽음 및 죽음과 관련된 자기결정권 실현(신병희 상담사)
    2024-08-09 15:18:03
    관리자
    조회수   168

    신병희 샘 홈피.png

     

    예로부터 인간은 무병장수를 꿈꿔왔습니다.
    요즘은 “9988”이라고 해서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건강복지 프로그램도 많이 있지요. 80대에 건강하고 활발하게 멋진 모델을 한다는 뉴스 기사가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즐겁고 건강하게 잘살자는 웰빙, 자기 계발과 여가 활동에 적극적인 액티브 시니어 등 건강한 생활에 대한 프로그램과 노화 예방 건강제품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놀라운 첨단산업의 발달 환경에서도 우리는, 어느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주어진 생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두려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이 두려움을 나, 자신에 대한 사랑과 남겨진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표현하는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작성을 위해 상담사가 출장 상담을 나가기도 하지만, 추운 겨울날 이른 아침에도, 비가 와도, 한여름 뙤약볕이 쏟아져 내리는 시간에도 본인 스스로 직접 작성하고 등록하기 위해 직접 사무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교통사고라도 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작성해야겠다고 결심하여서…
    오랜 병석에 계시다 돌아가신 부모님 장례를 치르고…
    몇 년째 입원해 있는 친지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임종시설 호스피스 자원봉사활동을 다니며…
    아픈 데는 많고, 경제적으로 자식들 걱정이 되어서…
    부모님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이야기를 듣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마음 편하게 결정하신 분도 있지만,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환경에서 어렵게 작성을 결정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잘 오셨어요.”라는 인사말에 약간은 안도한 표정을 지으십니다.
    상담 작성을 위해, 본인 확인 신분증을 보여주는 손에는 많은 생각과 다짐이 엿보입니다. 확고하게 결정한 마음을 표현하듯 탁자에 힘 있게 신분증을 내려놓기도 하십니다. 가끔 도로명 주소는 헷갈리시는 분도 있지만, 어르신들도 본인 핸드폰 번호는 절대 잊지 않으십니다. 
    “치료를 받지 않고 바로 죽는 것인가요?”
    “가족들 걱정 끼치지 않고 빨리 죽었으면 좋겠어요.” 
    “항암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나요?”
    “응급 처치 치료를 받을 수 있나요?”
    마음 편하게 굳은 결심과 의지로 등록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작성을 결심한 후에도 드는 불안한 생각에 여러 가지 질문을 하십니다.
    환자를 죽도록 방치하는 것이 아니고, “의학적 판단을 받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만 적용이 되는 연명의료결정법”에 관하여 강조하며 참고 자료를 보여드리며 설명을 해드립니다. 갈등과 고민으로 얼룩진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을 들으시고는 밝은 모습이 되어 서명합니다.

     폭우 속에 방문하신 수녀님, 인도와 아프리카 등 후진국에서 30년 정도 선교 봉사를 하시다가 간경화가 와서 귀국해 치료 중인 수녀님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계속 미루다가 왔다고 하셨습니다. 마지막 모습과 순간을 생각하면 두렵고 고통스럽지만, 남은 가족들이 갈등하지 않고 죽음 준비와 삶에 대한 마무리 시간을 갖기 위해 작성한다고 하였습니다. 동료들에게도 알려주겠다며, 선한 눈망울에 다부지게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그동안 생활해 오신 종교적 신념과 단호함이 느껴집니다. 

     불편한 걸음으로 손을 잡고 서로 의지하며 상담소 위치를 물어, 물어 오신 어르신 부부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벌써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라는 자녀들의 만류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지만, 굳은 결심을 하시고 방문하였다고 하셨습니다. 진지한 분위기 속에 작성하며 “오길 잘했지?” 하는 표정으로 불편한 마음은 없는지, 서로의 얼굴을 살피십니다. “언제든 작성한 것에 대하여 취소ㆍ변경할 수 있어요.”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편안한 미소로 대답하셨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카드”를 받으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꼭 공유하시고 스스로 결정하신 어르신의 뜻을 잘 전달하고 더 건강하게 지내시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마을 꽃 사진을 자랑하시며, 산책으로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이야기하시는 모습에서 훨씬 홀가분해진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을 인근 병원 의사 선생님께서 등록하려고 방문하셨습니다.
    가족은 모두 등록했지만, 바쁜 시간에 쫓겨 계속 미루다가, 가까운 곳에 등록기관이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방문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자기결정권과 연명의료결정법 정보에 관해 이야기하며, 정확한 정보 전달과 홍보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주변에 알리겠다고 기관에서 배포하고 있는 자료들을 챙겨가셨습니다. 작성과 등록을 마치고 나가시는 뒷모습을 보며 상담자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존엄한 생의 마지막 순간을 결정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상담사입니다. 
    지역사회 활동으로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품위 있는 죽음 및 죽음과 관련된 자기결정권 실현 수단으로 사전의료의향서에 관한 이해증진을 도모하고 그 실천과 존중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사전의료의향서실천모임 소속 상담사로서 정확한 의사소통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맞이하는 죽음”, “품위 있는 죽음”이란 글귀를 처음 접했을 때는 두렵고 무서운 죽음 앞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으로 어떻게 존엄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경이로움과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상담사로서 작성자 한 분, 한 분 뵐 때마다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상담과 더불어 “어떻게 살다가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또 다른 소명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선택할 수 있다면 “외롭지 않고 화목하게 지내시길, 포기하지 말고 지치지 않게 즐겁고 평안해지시길….” 함께 행복해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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